People

끊을 수 없는 고리, 청소년 건강과 환경

미국 국립보건원 (NIH) 산하 국립 약물남용 연구소 (NIDA)가 수여하는 ‘International Poster Session Travel Award’ 수상

아동·청소년학과 이태경 교수

  • 끊을 수 없는 고리, 청소년 건강과 환경
Scroll Down

아동∙청소년 건강은 중요한 문제로 떠올랐다. 이제 우리는 사회적 차원에서 어떤 요인이 아이들의 건강에 영향을 주는지 살펴야 한다. 아동·청소년학과 이태경 교수는 한국 청소년들의 약물 사용 패턴과 그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을 규명하여 미국 국립보건원 (NIH) 산하 국립 약물남용 연구소 (NIDA)가 수여하는 ‘International Poster Session Travel Award’를 수상했다. 사회적, 그리고 가정적 환경이 어떻게 청소년들의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지 그의 이야기를 따라가 보자.






Q. 만나서 반갑습니다.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성균관대학교 아동·청소년학과 아동∙청소년 심리 및 발달 전공 조교수 이태경입니다. 한국과 미국에서 아동∙청소년 발달 심리와 인간 발달로 학위를 받았으며, 이후 미국 마이애미 의과 대학 공중보건학과 (Public Health Sciences, University of Miami Miller School of Medicine)에서 연구원으로 재직했습니다. 2022년에 성균관대학교로 부임해 “청소년 심리 및 건강 발달과 관련 방법론” 관련 연구와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Q. NIDA ‘International Poster Session Travel Award'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수상하신 연구 주제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이번에 수상한 연구는 한국 아동 청소년 패널 자료를 사용해 한국 청소년들의 약물 사용 (음주 및 흡연)의 종단적 변화 패턴을 살펴보고, 이러한 약물 사용 패턴과 관련된 위험 요인 및 예방할 수 있는 요인들을 규명한 연구입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청소년의 약물 사용 변화 패턴은 지역사회 위험성에 영향을 받게 되는 점을 규명했습니다. 즉, 자신이 속한 지역사회가 위험하다고 응답한 청소년들은 그렇지 않은 청소년들보다 약물 사용을 더욱 일찍 시작했습니다.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약물 사용 패턴은 부모의 양육 행동에 의해서도 변화할 수 있다는 점을 함께 규명했습니다. 아동기에 부모의 방임 및 학대를 경험한 청소년들은 그렇지 않은 청소년들보다 약물 사용을 더욱 일찍 경험했을 뿐만 아니라, 더욱 오랜 시간 동안 약물 사용 경험을 보고했습니다. 흥미로운 결과는, 지역사회가 위험하다고 응답한 청소년 중 일부는 부모로부터 긍정적인 양육 경험을 보고했는데, 이들은 비록 약물 사용을 일찍 시작했지만, 이후 약물 사용을 중단할 가능성이 그렇지 않은 청소년들보다 더욱 높았다는 점입니다.




본 연구의 결과는 코로나 팬데믹이라는 사회적 위험을 경험한 청소년들에게 가족 기능의 중요성을 시사하는 것으로, 가족 중재 프로그램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약물 사용에 대한 연구를 활발히 수행하고 계신 미국 마이애미 대학 교수님들, 그리고 배움에 대한 열정이 있는 지도 대학원생과 함께 한국 청소년들의 약물 사용에 관한 국제 공동 연구가 수상까지 연결되어 개인적으로 영광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Q. ‘아동청소년 심리 발달’ 및 ‘청소년 정신건강’ 등 다양한 분야를 연구하고 계신다고 들었습니다. 교수님께서 가르치시는 연구 분야는 무엇인가요?


저는 사회적 취약계층(저소득층, 다문화가정) 아동 및 청소년들의 정신 및 신체 건강 문제 발달 기제를 규명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와 관련 수업들을 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스트레스가 신체에 미치는 다양한 영향력을 규명하는 연구에 관심이 많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스트레스 경험들 (예, 경제적 어려움, 부모의 학대 및 방임, 혹은 다문화 가정 청소년들의 문화 적응 문제)이 아동∙청소년들의 정신 건강 및 관련 문제 행동들 (비만 관련 행동, 약물 사용, 외현화 문제행동)에 미치는 단기적∙장기적 영향에 대해서 살펴보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스트레스 과정 규명을 확장하여, 스트레스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보호 요인들을 규명하고 나아가 중재 프로그램 적용 및 효과성을 검증하는 연구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연구를 수행하기 위해, 아동학, 가족학, 교육학, 그리고 의학 영역의 국내외 연구자들과 함께 다양한 공동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건강발달 연구를 위해 다양한 분석 방법을 적용하는 것에도 관심이 있어 방법론에 관한 연구도 함께 진행 중입니다.  







Q. 지금까지 진행하셨던 연구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연구가 있으신가요?


제가 참여한 모든 연구가 각자 에피소드가 있어 모두 기억에 남습니다. 그중 박사 과정 때 주도한 청소년 일반 정신병리(General Psychopathology)의 종단적 변화에 관한 연구가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그 당시 수강했던 사회 역학 (Social Epidemiology) 수업을 통해 다양한 정신 건강 문제들은 서로 관련성이 있으며, 이는 정신 병리 구조로 규명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청소년 우울증에 대한 연구를 막 시작했던 터라 개인적으로 정신 건강 문제에 관심이 많이 있었지만, 무엇보다 수업 시간 교수님께서 말씀하신 정신 병리 구조라는 주제가 흥미롭게 다가왔습니다. 지도 교수님 (Dr. Wickrama, K.A.S. University of Georgia)께 정신 건강 문제에 대한 연구로 진행해 보고 싶다는 말씀을 드렸고, 교수님께서도 흥미로운 연구가 될 수 있다고 말씀하시며 격려와 함께 진행해 보라고 하셨습니다.




이후 몇 차례 추가 미팅을 통해 아이디어 수정을 거쳐, 청소년의 정신 병리 구조 규명에 관한 종단적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 청소년 시기의 우울증세, 불안, 적개심은 일반정신병리 (General Psychopathology)라는 고차원 구조 (Higher-order structure)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러한 일반 정신 병리는 청소년들이 속해 있는 맥락에 따라 다르게 변화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연구 결과는 정리하여 국제 정서 장애 학회 공식 저널인 Journal of Affective Disorder에 발표했습니다. 이후 일반 병리 구조의 타당성을 규명하기 위해 중년 성인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도 진행했으며, 연구 결과는 미국 심리학회 건강 심리 분과 공식 학술지인 Health Psychology에 게재되었습니다.




일반정신병리 구조를 규명하기 위해 방법론적으로도 오랜 시간 동안 여러 차례 보완 작업이 이루어졌습니다. 교수님께서 대부분 알려주시기도 했고, 도서관에서 오래된 원서도 찾아보고, 필요한 책들은 별도로 구입해 공부했습니다. 돌이켜 보면 이 시기 방법론에 대한 지식이 가장 많이 늘었던 것 같습니다. 그보다 더욱 중요한 수확은 이러한 노력들을 좋게 봐주셔서 의도치 않게 또 다른 공동 연구 기회로 이어지게 됩니다. 아이오와 주립대학교 (Iowa State university) 심리 통계 전공 교수님이신 Dr. Frederick Lorenz, 그리고 조지아 대학교 (University of Georgia) 인간발달학과 Dr. Catherine Walker O’Neal 교수님과 공동 작업을 통해 통계적 방법들이 실제 데이터에 어떻게 적용해야 되는지에 대해 많은 통찰과 배움이 있었습니다. 이는 이후 방법론 책을 공동 집필하게 되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러한 일련의 경험을 통해 깨달은 사실은 연구는 무엇보다 본인이 재미있어야 하고, 협력도 아주 중요하며,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계속해서 도전하고 시도할 필요가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이때 형성된 소중한 학문적 네트워크들은 현재까지 이어져 여전히 그분들과 함께 국제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Q.  연구자로서 교수님의 연구 분야로 나아가는 데 도움을 주신 분들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아동 청소년 심리 및 건강 발달 분야로 꾸준히 연구하기까지 직간접적으로 도움을 주신 분들이 많이 계십니다. 우선, 아낌없는 사랑을 베풀어 주시고, 연구자가 갖추어야 할 태도를 몸소 실천함으로서 연구의 중요성을 알려주신 국내외 지도 교수님들 덕분입니다. 이분들을 통해 아동.청소년 심리 및 건강 발달에 대한 연구를 접할 수 있었습니다. 이분들의 세심한 지도 덕분에 청소년들의 건강 행동들에 대해서 이해하기 시작했고, 나아가 학문이 어떻게 실생활에 적용될 수 있는지 깨달았습니다. 또한 국내외 동료 교수님들, 그리고 연구자분들께도 감사한 마음을 표합니다. 연구가 막힐 때마다 매번 새로운 아이디어와 함께 격려도 잊지 않으십니다. 이분들의 협업이 없었다면 현재 스트레스 및 중재 관련 연구들은 결코 수행할 수 없을 것입니다.




이 자리를 빌려 지도 학생들에게도 감사를 표합니다. 학생들의 배움에 대한 열정, 끊임없는 도전, 그리고 성실성을 볼 때마다 항상 저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가 됩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연구 주제로 지속적으로 연구할 수 있게 아낌없는 지원과 지지를 보내주신 부모님과 가족에게도 감사함을 표합니다. 이분들의 도움으로 제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제가 받은 만큼 저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사람이 되도록 항상 노력하겠습니다.  







Q.  앞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연구자로서 교수자로서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습니다. 연구자로서는 제 전공인 청소년기 건강 발달에 대한 연구를 보다 심도 있게 해보고 싶습니다. 제 연구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생애과정 관점 (Life course perspective)에 따르면, 한 개인의 역동적 발달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선 오랜 시간(long-view) 관찰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합니다. 저는 이 말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건강 발달에 관련된 전 생애 연구를 진행해 보고 싶은 목표가 있습니다.




교수자의 목표는 연구자로 이룬 성과를 통해 성균관대학교 학생들이 세계 수준의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싶습니다. 개인적으로 우리 성균관대학교 학생들도 한국의 건강 격차 문제 해소를 넘어서 글로벌 건강 문제 해결에서도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인재로 성장할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저는 국내외 세계적 수준의 연구자들과 함께 건강 발달 연구를 진행하고 이를 바탕으로 세계적인 수준의 후학 양성을 하는 것이 제 목표입니다.  




Q. 마지막으로 성균관대학교 학우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성균관대학교 학생들 개개인이 유일무이한 유니크한 존재가 되었으면 합니다. 남들이 정해 놓은 목표를 무작정 따라하기 보다는 자신이 앞으로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해 보시면 어떨까요? 때론 그 목표가 남들이 보기엔 무모할 수도 있고, 실현하기까지 어려움도 많이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자신이 진정 원한다면, 남들 눈을 의식하지 말고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열정과 끈기를 가지고 도전해 나가는 성균관대 학생이 되길 바랍니다.








성균웹진 이준표 기자



COPYRIGHT ⓒ 2017 SUNGKYUNKWAN UNIVERSITY ALL RIGHTS RESERVED. Contact 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