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연의 한 층을 분리해 낸 나노물질인 그래핀. 탄소 원자들의 결합으로 이루어진 벌집 모양의 평면 물질, 즉 이차원 소재다. 이와 같은 이차원 소재와 다른 종류의 이차원 소재가 결합하게 되면 이를 헤테로구조체라고 부른다. 올해 초 이차원 양자 헤테로구조체 연구단이 새롭게 출범했으며 그 첫 단장을 본교 신현석 교수가 맡았다.
이차원양자헤테로연구단 신현석 교수
흑연의 한 층을 분리해 낸 나노물질인 그래핀. 탄소 원자들의 결합으로 이루어진 벌집 모양의 평면 물질, 즉 이차원 소재다. 이와 같은 이차원 소재와 다른 종류의 이차원 소재가 결합하게 되면 이를 헤테로구조체라고 부른다. 올해 초 이차원 양자 헤테로구조체 연구단(2DQH; Centerfor2D QuantumHeterostructures)이 새롭게 출범했으며 그 첫 단장을 본교 신현석 교수가 맡았다. 인터뷰를 통해 연구단과 그 비전에 대해 알아보자.
➔ 이차원 양자 헤테로구조체란 무엇인가요? 연구단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연구단 이름이 ‘2차원 (이차원) 양자 헤테로구조체 연구단’이라 이 질문을 종종 듣습니다. 2차원, 양자(quantum), 헤테로구조체(heterostructures)로 나눠서 설명하면 이해하기 조금 쉬울 것 같네요.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그래핀이 무엇인지 알고 있는데요, 그래핀과 같은 원자층 두께의 소재를 통틀어 2차원 소재라고 합니다. 이런 소재를 A4 용지 묶음처럼 수직으로 쌓으면 수직 헤테로구조체, 레고 블록을 위로 쌓지 않고 옆으로 연결할 때 서로 다른 레고 블록을 연결한 것처럼 2차원 소재의 한 층에서 서로 다른 소재가 결합해 있으면 수평 헤테로구조체라고 합니다. 이런 헤테로구조체는 두 구조가 결합한 부분에서 다양한 현상이 일어난다는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 특히 우리 연구단은 그래핀과 육방정계 질화붕소 (hexagonal boron nitride, hBN)의 헤테로구조체와 이들에게서 나타나는 양자 현상 연구에 관심이 있어요. 최근 신문에도 많이 나오는데, 양자 컴퓨팅, 통신, 센싱 등과 같은 응용을 목적으로 한 기본적인 물리 현상에 관심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차원 양자 헤테로구조체’ 연구단입니다.
➔ 연구단의 대표적인 연구 활동을 소개해 주세요.
저희 IBS 연구단은 제가 UNIST에서 이직하면서 올해 3월 1일에 출범했습니다. 연구단의 연구 활동은 이제 막 시작했지만 매우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습니다. UNIST에서는 그래핀을 비롯한 다양한 2차원 소재들을 합성하고 에너지 및 전자소자의 응용을 연구해 왔습니다. 기초 연구부터 다양한 응용 연구에 관심이 있어서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SK온, LG에너지솔루션 등의 기업과도 활발한 공동연구를 진행했습니다.
IBS 연구단을 시작하면서 이러한 연구 외에도 기초연구에 좀 더 집중하고 연구의 관심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특히, 아직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BCN 구조체, 그래핀과 hBN의 헤테로구조체, 위상 절연체/위상 준금속 등의 전이금속 칼코젠 화합물과 같은, 아직까지 연구자들이 만들지 못했던 2차원 소재를 합성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이들의 양자 현상을 탐색하고 미래 양자 기술에 응용하기 위한 기반 기술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연구는 연구단 단독으로 할 수 없고 다양한 공동연구를 통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이를 위해 국내외 많은 연구자와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고, 특히 이미 갖추어진 국제적 네트워크를 활용해 미국, 영국, 프랑스, 싱가포르에 있는 많은 대학 연구진과 밀접한 협력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 하나의 연구는 어떤 과정과 방법을 통해 진행되나요?
연구를 시작하기 전에 기본적인 4단계 과정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어떤 한 분야의 연구를 하기 위해서는 먼저 그 분야에서 보고된 많은 문헌을 조사하여 어떤 문제 및 이슈를 해결할 것인지 목표를 정합니다. 이러한 목표가 잘 설정이 되면, 구체적으로 어떻게 실험을 수행할지 실험 방법을 설계합니다. 그리고 실험을 수행한 후 데이터를 얻고 분석합니다. 데이터 분석을 통해 실험 방법을 수정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많은 데이터를 논리적으로 해석하고 우리의 결론을 만든 후, 논문을 작성합니다.
제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대학원에 들어와 박사과정을 하는 이유는 독립적인 연구자가 되기 위함이라는 것입니다. 저널에 논문을 몇 편 쓰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독립적인 연구자로 성장하기 위한 훈련을 받는 것이 제일 중요합니다. 그래서 위의 연구 과정을 스스로 수행하여 논문까지 쓸 수 있는 자질을 만드는 것이죠. 물론 이러한 과정에서 선배나 동료, 지도교수, 공동연구자들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습니다.
➔ 연구단에서 이루어진 연구들은 어떻게 활용되나요?
저희는 새로운 소재를 만들고 이들의 물리화학적인 특성을 밝히는 연구를 합니다. 물론 저희가 일부 응용 연구도 진행합니다. 저희가 이러한 소재들을 합성하고 물성에 대한 논문을 발표하면, 이것을 보고 다른 연구자들이 다양한 응용에 대한 연구도 진행합니다. 한 가지 예를 들면, 2020년에 밀도가 높은 비정질 질화붕소 박막을 합성하고 유전상수가 2.0보다 낮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이후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대만의 TSMC에서 반도체에 적용하기 위해 공동연구를 제안하였고, 실제 TSMC 자체적으로 관련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국내 모 반도체 회사들에서도 BEOL (Back-End-Of-Line) 초저유전체나 Capping layer로 사용하기 위해 개발을 시작했습니다. 물론 당장 상용화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새로운 소재가 실제 제품에 적용될 때까지 많은 난관을 거쳐야 합니다. 작년 노벨 화학상의 주제였던 양자점도 처음 개념이 나오고 양자점이 합성된 후 수십 년이 지난 후에 실제 제품에 적용되었던 것을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 본 연구단에서 연구하는 분야의 앞으로의 비전과 연구단의 목표가 궁금합니다.
10년 후, 이차원 양자 소재 혹은 양자 헤테로구조체 하면 떠오르는 연구단이 되고 싶습니다. 관련 연구의 세계적인 허브가 되어 우리가 만든 소재를 전 세계 연구자에게 공급하고 우리 소재들로부터 후속 연구가 진행되는 연구단을 만드는 것이 앞으로의 비전입니다.
이러한 비전 아래 연구단 목표를 좀 더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면, ‘이차원 양자 소재의 전주기 연구’ 체계를 만드는 것입니다. 양자 현상을 보이는 이차원 소재를 만들고 양자 정보 기술에서 활용할 수 있는 기반 기술까지 완성하고 싶습니다. 첫 단계는 양자 현상을 보이는 이차원 소재의 전구체를 설계하고 합성하는 것입니다. 전구체는 2차원 소재를 합성하기 위한 출발 물질입니다. 이 전구체로부터 이차원 양자 소재를 고품질로 대면적 성장합니다. 그다음은 양자 현상을 관찰하고, 그러한 현상으로부터 양자 기술로의 응용 가능성도 검토하려고 합니다. 다양한 양자 현상 중 저희는 현재 이차원 양자소재로부터 어떻게 양자 광원을 생성하고 어떻게 스핀 큐빗을 만들지에 관심이 많습니다.
➔ 연구단만의 자랑거리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연구단 자랑 부탁드립니다.
저희 IBS 연구단에서는 연구를 수행하기 위한 많은 첨단 장비가 갖추어져 있습니다. 양자 관련 연구를 수행하기 위한 장비들을 구축 중이고요. 그리고, 공동연구 네트워크가 우수하다는 점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최근 들어 우수한 연구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활발한 공동연구가 필수적인데, 우리 연구단에서는 국내외 관련 전문가들과 네트워크가 잘 구축되어 있어서 우리가 잘 못하는 부분은 공동연구자들과 협력으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는 연구단의 연구자들이 다양한 분야를 경험할 수 있다는 점과 연결됩니다. 해외 공동연구자들도 많아서 공동연구를 위해 우리 연구단 연구자들이 방문하는 기회도 많습니다. 글로벌 경험을 가지는 것이지요. 물론, 외국 석학들도 우리 연구실을 많이 방문합니다. 저희 연구진들과 토의도 하고, 때로는 함께 등산도 하면서 어울립니다. 대학원생들은 해외 석학들과의 어울림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우는 기회도 됩니다.
➔ 연구단에 들어가기 위해 필요한 자격이나 능력이 있나요? 어떤 학생이 연구단에 오면 좋을까요?
열정이 있는 학생이 제일 중요하지 않을까요? 나도 해 보겠다고 도전하는 열정이 있는 학생이면 충분합니다. 전공이나 지식은 큰 상관이 없습니다. 우리 연구단은 물리, 화학, 재료, 화공, 전자 등 많은 분야에 걸쳐 있고, 융합 연구를 추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 연구원을 꿈꾸는 학생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소위 좋은 저널에 논문 쓰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것보다는 ‘의미 있는 연구’를 하는 연구자가 되기를 바랍니다. 물론 좋은 저널에 논문을 쓰는 것을 소홀히 하라는 것이 아닙니다. 좋은 저널에 논문을 쓰면서 성장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다만, 궁극적으로 우리가 하는 연구가 어떻게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지, 우리 과학기술에 어떻게 공헌할 수 있는지를 고민했으면 합니다.
➔ 연구단 홈페이지: https://www.ibs.re.kr/2dqh/
성균웹진 이주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