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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회 창비청소년문학상 『율의 시선』 작가 김민서 원우

김민서 원우(법학전문대학원 16기)

“난생처음 타인의 시선이 궁금해졌다. 저 눈에는 이 세상이 어떻게 보일까.”


우리는 타인을 어디까지 이해할 수 있을까? 『율의 시선』은 인간관계에 미숙한 중학생 ‘안율’의 성장기를 담은 청소년 소설이다. 작년 제17회 창비청소년문학상을 수상하였고, 현재까지도 수많은 지역 도서관에서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며 끊임없는 관심을 받고 있다. 김민서 원우는 우리 대학 법학전문대학원에 재학 중이며, 꾸준히 자신의 세계를 써 내려가고 있다. 『율의 시선』을 집필한 소설가의 시선을, 인터뷰를 통해 만나보자.


|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성균관대학교 법전원 16기 김민서입니다. 『율의 시선』이라는 작품으로 제17회 창비청소년문학상을 수상하여 소설가로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법학전문대학원생 & 소설가 김민서]


| 법학과 문학은 '온도가 다른' 학문이라고 생각이 드는데요. 살면서 어떤 사건이나 상황에 닥쳤을 때, 두 영역이 충돌했거나 효과를 낸 순간이 있었나요?

흔히들 법학은 차갑고 문학은 뜨거운 학문이라고 생각하시지만, 저는 오히려 법학은 뜨겁고 문학은 상대적으로 서늘한 학문이라고 생각해요. 법학에서 주로 다루는 법리들은 대부분 판례를 기반으로 하죠. 그래서 판례는 현실 세계의 치열한 삶을 있는 그대로 보여줍니다. 반면 문학은 작가가 제삼자의 위치에서 등장인물들과 필연적으로 거리를 두고, 각 사건을 조망하게 돼요. 이렇게 두 분야는 온도가 다릅니다.


그러나 모두 사람의 삶을 다룬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그렇기에 저에게는 이 두 영역이 서로 충돌하기보다 하나로 합쳐져서 효과를 낸 순간이 많았습니다. 특히 작품을 쓸 때 등장인물 간 갈등을 구상하면서 법학에서 배운 개념들을 많이 사용하곤 했어요.


| 판례에서도 영감을 많이 얻으실 것 같은데, 앞으로 법률과 문학을 결합한 작품을 쓸 계획이 있으신가요?

직접적으로 법정을 주제로 한 문학 작품은 아직 집필할 계획이 없어요. 다만 『율의 시선』이라는 작품에서 가정폭력이라는 주제를 다루면서 법률문제를 언급하였던 것처럼 간접적으로 법률과 문학을 결합한 작품은 앞으로도 집필할 계획입니다.


[『율의 시선』 작가 김민서]


“어쩌면, 아주 어쩌면 말이지, 사람들은 모두 각자만의 세계를 가진 외계인일지도 모른다. 모두가 외계인이라서 우리는 죽을 때까지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고, 불안해하고, 헐뜯고, 그리고 나를 이해해 줄 사람을 찾아 평생을 헤매는 것이다.”


| 작품을 집필하게 된 가장 큰 계기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소설은 고통이 많은 사람일수록 잘 써집니다. 예민하고, 사소한 것 하나에도 불안해할수록 좋은 글이 나오죠. 통상적인 일들이 ‘성공’에 초점을 맞춘다면 소설은 ‘고통’에 초점을 맞춥니다.


그리고 저는 쉽게 흔들리는 사람이었습니다. 예민하여 사소한 것에도 크게 타격을 입었습니다. 스스로 참을 수 없이 침잠하고 있다고 생각될 때면 그 감정을 글로 옮겼어요. 그런데 저를 괴롭히는 감정을 문장으로 만드니 아름다워 보이더라고요. 그래서 소설 쓰기를 시작했습니다.


| 가장 마음에 드는 작품 내 문장이나 에피소드가 있을까요?

“인간은 나약하다. 너무 쉽게 부서지고 무너진다. 타인의 시선을 두려워하고 자신을 숨기며 끊임없이 상처를 입는다. 하지만 그렇게 부서지고 무너지면서 강인해진다. 모순적이었다. 모순적이기에 인간은, 삶은 매력적인 것이었다.” 라는 문장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작품의 제일 마지막 부분이죠. 작품의 첫 부분과 대비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주인공 율은 시선 공포증을 가지고 있어요. 사람은 사람과 마주하고 삽니다. 그런데 그 시선이 두렵습니다. 그건 세상을 두려워하는 것이기도 하고 자기 자신을 두려워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그렇기에 율은 인간은 모순적이고, 나는 아마 인간이 아닌 것 같다고 사람들을 자신과 완전히 다른, 모순적인 존재로 치부해요. 그런 율이 사람은, 삶은 모순적인 것이고 나약한 것이며 그렇기에 매력적인 것이라는 깨달음을 얻습니다. 그 모습이 한때 저의 모습과 닮아 있기 때문일까요. 그 부분을 쓰며 작가인 제가 오히려 위안을 받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 부분을 개인적으로 무척 인상 깊게 남은 문장으로 꼽습니다.




| 작품을 읽고 연락해 온 독자가 있나요? 있다면 관련한 에피소드를 설명해 주세요.

작품을 읽고 연락을 주신 독자분들 중에서 한국으로 유학 오신 대학원생 한 분이 기억에 남습니다. 저의 작품을 주제로 논문을 쓰고 싶으시다며 몇 가지 작품에 관련된 질의 사항을 주셨는데, 저 또한 대학원생이다 보니 기쁘기도 하고, 동병상련의 기분이 들기도 했어요. 직접 얼굴을 보고 만나 뵙지는 못하였지만 길이 남을 좋은 추억이 될 것 같습니다.


| 가장 글이 잘 써지는 시간대나 장소가 있나요?

새벽녘에, 집에 누워 있을 때 글 잘 써집니다. 카페에서 글을 쓰시는 분들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저는 개인적으로 혼자 고요히 있을 때가 가장 글이 잘 써지는 것 같아요. 잠이 오지 않을 때면 이런저런 상상을 하곤 하는데, 그러다 보면 작품으로 쓰기 정말 좋은 소재나 대사가 떠올라 한밤중에도 벌떡 일어나 글을 쓰곤 합니다.


| 작품을 쓰기 전과 쓰고 난 후 달라진 점을 말해주세요.

소설이라는 것은 하나의 세계를 창조하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작품을 쓰기 전에는 다른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세계를 탐독하며 즐기는 것에 그쳤던 한편, 지금은 다른 사람의 세계를 탐미하는 것보다 스스로 세계를 만드는 데 열중하게 되었어요.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을 때는 고통스럽지만, 불현듯 떠오르면 하루 종일 짜릿합니다. 이 외에도 달라진 점이 또 있다면 부모님께서 전보다 활기 있어지셨다는 것, 말을 붙이는 친구들이 조금 더 많아졌다는 것 정도일 것 같아요.


| 주인공 ‘안율’을 포함한 4명의 친구, 그리고 ‘이도해’까지 모두 남성 인물을 중심으로 서사가 진행되는데요. 그렇게 설정한 이유가 있을까요?

저의 문체가 여학생보다는 남학생을 표현하는 데 더욱 적합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남학생들의 말투가 여학생들의 말투보다 짧고 강한 경향이 있는데, 제 문체 또한 짧고 강한 편이라 남학생을 주인공으로 하였을 때 문체의 장점이 드러나는 것 같았습니다. 또한 작품의 주제 의식을 더욱 효과적으로 표현하기 위해서는 로맨스를 배제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 '작가의 말'에서 아이와 어른의 중간쯤에 있는 청소년기의 미숙함에 대해 언급해 주셨는데요. 원우님에게 '어른'이 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요?

삶에 대한 본인만의 안정적인 태도를 정립하는 것. 그것이 아이에서 청소년으로, 청소년에서 어른으로 성장해 나가는 과정에서 찾아볼 수 있는 어른의 필수적인 요소라고 생각했어요.


안정성은 다층적인 면모를 가지고 있죠. 작중에서 어떠한 어른은 등장인물들의 어려움에 무감각한 태도를 보여 1차원적인 삶의 안정을 얻지만, 또 다른 어른은 기꺼이 손을 내밀며 보다 고차원적인 삶의 안정을 이루어 냅니다. 저는 진정한 어른이 된다는 것은 후자를 의미한다고 생각했어요.


| 현재 집필하고 있는 작품에 대해 간단히 설명해 주세요.

사람의 인생과 행복에 대하여 더 무게감 있게 다루는 소설을 쓰고 있어요. 우정이나 사랑과 같은 다른 사람과의 관계보다는 좀 더 개인적인 것들, 예컨대 결점과 열등감, 꿈과 욕망 등을 극적으로 표현해 보고자 했습니다.



[인간 김민서]


| 좌우명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최선을 다했으면 후회하지 말자는 것을 신조로 삼고 있어요. 저의 카카오톡 배경사진에도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이라는 문구를 새겨 놓았습니다.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을 다 하고서 하늘의 뜻을 기다림.


| 요즘 가장 많이 하는 생각은 무엇인가요?

최선을 다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홀로 그 의미를 생각해 보는 시간이 늘었어요. 예전에는 물불 가리지 않고 무조건 열심히 한다는 마인드로 임하였는데, 그 마음이 과욕이 되어 자신을 스스로 상처 입히는 일이 생기더라고요. 저도 모르는 사이 건강을 조금씩 잃으면서 요즘에는 긴 인생에서 매 순간 최선을 다한다는 것은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속 가능한 최선이란 무엇인지 그 적정점을 찾기 위해 고민 중이에요.


| 마지막으로 청소년기를 이제 막 지난 학우들을 포함하여, 성균관대학교 학우분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새로운 것들을 시도해 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조금씩 실패해 보고 극복해 보고. 그러다 보면 전보다 훨씬 단단해진 자신을 만날 수 있을 겁니다. 성균관대는 저의 20대를 다 바친 소중한 모교입니다. 이 뜻깊은 장소에서 학우분들께 제 이야기를 들려드릴 수 있어 무척 기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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