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국가공무원 5급 과학기술직 일반기계직렬 수석 합격자 이승화 동문(기계공학부 16)
지난 10월 23일, 2025년도 국가공무원 5급 공개경쟁채용시험 합격자 명단이 발표됐다. 그중 과학기술직 일반기계직렬 수석에 당당히 이름을 올린 주인공은 우리 대학 이승화 동문이다. 올해 1월 20일부터 시작된 원서 접수부터 최종 결과 발표까지 이어진 약 10개월의 기나긴 달리기. 결승선에서 마침내 빛나는 순간을 맞이하기까지 이승화 동문은 뛰고 또 뛰었다. 지치고 흔들려도 끊임없이 마음을 다잡고 그다음을 위한 도약을 위해 치열하게 고민했다. 그리고 이제 또 다른 출발선에 새로이 서서 ‘마음 따뜻한 사무관’이라는 목표를 향한 걸음을 준비하고 있다.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기계공학부 16학번, 졸업생 이승화입니다. 올해 5급 공채 과학기술직 일반기계직렬에 수석으로 합격했습니다. 5급 공채에 관심을 두고 이렇게 인터뷰 요청 주신 홍보팀에 감사드립니다.
Q. 수석 합격을 축하합니다. 결과를 확인했을 당시의 기분과 얼마간의 시간이 흐른 지금의 소감이 궁금합니다.
확인할 당시에는 믿기지 않았습니다. 수석 합격은 수험을 시작할 때 누구나 한 번씩 갖는 당찬 포부입니다. 하지만 수험 생활이 지속될수록 수석 합격은 고사한 채 합격만을 목표로 하게 되기 때문에, 저에게 실제로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하지 않았는데요. 결과 발표 이후, 합격 수기를 작성하고 학교에서 진행하는 공로장 수여식 등을 거치면서 비로소 좀 실감이 났습니다. 지금은 스스로가 이뤄낸 결과에 뿌듯함을 누리면서도 너무 들뜨지 않게 유지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 2025 국가고시 합격자 공로장 수여식에서 이승화 동문
Q. 국가공무원 시험에 응시하기로 한 특별한 계기가 있을까요?
처음엔 사실 그리 거창한 이유는 아니었습니다. 공대생이 선택할 수 있는 진로가 크게 취업, 대학원 진학, 그리고 5급 공채와 같은 각종 시험을 응시하는 것 이렇게 3가지인데요. 수험 생활에 진입할 때, 저 자신의 역량을 크게 믿고 있었고 그걸 검증하고 싶은 마음이 컸습니다.
대학원 진학은 석사와 박사를 거치며 긴 시간이 걸리고, 취업은 또래보다 준비된 것이 없어 불리하다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5급 공채 시험이었어요. 5급 공채 시험의 핵심인 2차 시험이 논술형이었고, 대학 입시 당시 논술 전형에 집중적으로 대비했던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자신 있었습니다.
또한 평균 수험기간이 3년인 어려운 시험이라는 사람들의 평가를 듣고 제 도전 정신이 더 자극됐습니다. 그래서 큰 고민 없이 제 전공을 살리기 위해 기계직을 선택해서 시험을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너무 대책 없이 시작했나’ 싶긴 합니다.
Q. 수석 합격이라는 엄청난 성과를 위해 부단히 노력 하셨으리라 생각합니다. 2020년 12월부터 몇 차례 시험에 응시하셨다고 들었어요. 4년 10개월 정도의 수험 생활 과정을 간략히 설명해 주신다면요?
저는 다른 수험생들보다 1차 시험 역량이 부족했습니다. 그래서 21년 첫 1차 시험 응시에 불합격했습니다. 준비기간도 2개월로 다소 부족한 측면이 있었습니다. 1차 불합격 이후 열심히 해야 했는데, 첫 수험 생활이라 부족한 점이 많았습니다. 공부가 잘되는 날 몰아서 하고 다음 날 쉬어서 일정하게 공부하지 못했어요. 수면 패턴도 불규칙해지고, 식습관 역시 좋지 못했습니다. 이를 개선하고자 21년 11월에 고시반 주변에서의 자취 생활을 정리하고 본가에 돌아가 근처 스터디카페에서 공부를 시작합니다. 환경을 바꾸고 시작한 공부는 효과적이었습니다.
본가에서 해주시는 한식 위주의 건강한 식단으로 시작하는 하루는 공부의 집중도를 높이고 수면 패턴을 일정하게 하는 선순환을 만들었습니다. 그렇게 22년 1차 시험에 넉넉하게 합격한 후, 당해 2차 시험에 연달아 합격했습니다. 당시 수험 생활 1년 반만의 2차 합격은 이례적인 일이었어요. 3차에서는 16명 중 2명만 불합격했기에 저도, 부모님도 ‘이미 합격했다’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그 2명 중 한 명이 되었습니다. 마음은 이미 사무관이 되어있었는데, 다시 수험생으로 돌아가야 했습니다. 2주 정도 멍하니 누워있거나 주변 동네를 걸으며 보내다가 이후 생각을 바꿔 다시 공부에 몰입했습니다. ‘불합격자 중 내가 1등이다. 내년엔 그렇다면 수석을 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생각했어요.
3차 면접시험에서 불합격 결과를 받고 한 달 뒤인 22년 11월부터 다시 공부를 시작합니다. 다시 해보니 부족한 부분들이 보였습니다. 3차 시험 불합격자는 다음 해 1차 시험을 면제받아 유리한 측면이 있어서, 1차 공부를 아예 하지 않고 약 8개월 정도 연속적으로 2차 공부에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이 기간에 가장 실력이 많이 올랐어요. 그래서 보통 대부분의 3차 불합격자는 다음 해 시험에 합격하는데, 23년 2차 시험에서 대부분의 수험생들과 달리 불합격하게 됩니다. 4과목 중 3과목에서 합격자 평균 이상의 점수를 받았으나, 대비가 부족했던 한 과목이 아주 어렵게 나와 과락 점수를 받았습니다. 이때도 순간 힘들었지만 금방 다시 정신을 차렸습니다. 부족했던 그 한 과목만 보완한다면 내년엔 반드시 붙을 수 있겠다 싶었어요. 부족한 과목의 실력 상승을 위해 23년 11월 다시 고시반으로 입실해 다른 수험생들과 스터디를 구성했습니다.
3년가량의 수험 기간을 거쳐 어느 정도 정립된 수험 패턴, 스터디에서 얻은 다양한 풀이 방법을 통해 24년에 저는 고시반에서 상당한 실력자가 되었습니다. 스스로도 24년이 마지막 수험 생활이라 생각하고 임했습니다. 반드시 24년에 붙어야만 했고, 붙을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그 생각이 제 마음을 조급하게 하기도 했어요. 공부의 밀도는 높았으나, 시험장에서 제 실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없었습니다. 2차 시험 전날 긴장감으로 잠은 오지 않고, 부족한 컨디션으로 시험 도중 시험 문제의 발문을 놓치거나 단순한 계산 실수를 하게 됩니다. 그러나 많이 올라온 실력 덕분에 실수를 했어도 70점대 후반의 점수는 나올 것이라 예측했고, 이전 5개년 정도를 살펴봤을 때 합격권 점수였기 때문에 어느 정도 2차 합격에 대한 기대감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불합격이었습니다.
24년을 마지막으로 생각했기 때문에, 예년과 다르게 당해 하반기는 바로 공부를 시작하지 않고 학교 졸업과 취업 준비를 했습니다. 당시 준비된 것이 없어서, 어학성적과 기사 자격증을 취득해 다음 해 상반기에 취업을 준비해야 했거든요. 당장에 취업할 수 없으니, 진정 마지막으로 불합격해도 좋다는 마음으로 25년 수험을 결심하게 됐습니다.
▲ 고시반으로 향하던 아침(겨울, 봄, 여름)
25년 1월에는 본가 주변으로 이사해 동생과 같이 지냈습니다. 자취방 주변 스터디카페에 나가 마지막 6개월 공부를 시작했어요. 올해는 컨디션에 집중했습니다. 공부를 더 하는 것보다 시험장에서 시험을 잘 보는 것이 중요했기 때문인데요. 그래서 올해는 결국 불합격하더라도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그런 마음가짐이 여유를 갖게 했고, 시험장에서 부담감도 줄여줬습니다.
제 수험 생활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위해 치열하게 노력했던 시간이었습니다. 더 나아가 결과에 대한 마음을 내려놓고, 지나온 과정에 집중하는 여유를 배울 수 있었던 소중한 경험이라 생각합니다.
Q. 과학기술직 최종 합격까지는 1차 시험(PSAT: 공직적격성평가), 2차 시험(전문과목 시험), 3차 면접의 과정을 거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단계별로 ‘이것만은 꼭 지키자’ 했던 원칙이나 포인트가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1차 시험은 ‘안정적으로 합격하기’라는 원칙을 고수했습니다. 물론 합격선 근처든 고득점 합격이든 통과만 하면 되기 때문에 큰 차이는 없습니다. 하지만 합격선 근처라면 1차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불안하고 2차 공부에 방해가 되기 때문에, 저는 늘 합격선의 5점 이상을 목표로 1차 공부를 했습니다.
2차 시험의 경우 처음에 주변의 도움을 어느 정도 받는 것이 좋다 생각합니다. 5급 공채 과학기술직의 특성상 시험에 대한 정보가 매우 부족해요. 그래서 학교에 있는 운용재에 들어와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그 이후의 공부는 개인에게 맞춰 꾸준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합니다. 연속성 있게 공부해야 책의 각 부분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이해되기 때문입니다.
3차 면접에서는 학교 면접 스터디 활용을 적극 추천합니다. 별도로 면접에 대해 구상할 필요 없이, 스터디를 통해 기계적으로 면접 실력을 늘리기만 해도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 공부하던 책들과 책상
Q. 같은 시험을 준비하고 있거나 해당 분야에 관심이 있는 성균인들을 위해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우선 이 시험을 준비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계신 학우님들이 결과에 크게 좌절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준비 과정에서 저는 시험의 불완전함을 느꼈습니다. 정해진 범위는 없고, 사람이 만든 시험이기에 부족한 부분이 많다고 느꼈어요. 그래서 결과가 불합격이라 해서 결코 부족한 실력을 의미한다 생각하지 않습니다. 아쉬운 결과임에도 치열한 노력의 과정은 앞으로의 인생에 큰 자산이며, 다른 일을 하더라도 수험 생활 동안 쌓은 역량은 반드시 빛을 발하리라 생각합니다.
또한 요즘 공직에 대한 인기가 다소 식어가고 있습니다. 저는 5급 공채 과학기술직에 관심 있는 분들이 이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았으면 합니다. 각종 분야에서 과학과 기술의 영향력은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이에 발맞추어 향후 과학기술직 사무관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이 무궁무진하다 생각해요. 또한 공직에서의 경험이 향후 다른 사람들과 차별점을 두어 자신을 브랜딩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현안에 맞서 일선에서 대응하고 정책을 설계하는 것은 그 어떤 기업에서도 할 수 없는 경험이기에, 성균인 여러분들이 순간의 분위기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에게 맞는 선택을 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Q. 이제 공직자로서의 길을 걷게 되실 텐데요. 직무를 통해 어떤 목표를 이루고 싶으신가요?
제가 맡은 일을 책임감 있게 수행하고, 주변 동료 및 다양한 전문가와 현장의 목소리를 다 담을 수 있는 마음 따뜻한 사무관이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그래서 향후 퇴직할 때, ‘이것 하나만큼은 사회에 도움이 되었다’ 싶은 정책이나 사업을 남길 수 있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