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udent Success Story

학생성공은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한 노력과 과정

형수경(스포츠과학과 18)

수영선수 생활로 겪었던 시행착오를 딛고 일어나 저소득층 아이들 대상 필라테스 봉사를 하며 자신의 재능을 나눠 2020 학생성공 스토리 공모전에서 수상한 스포츠과학과 18학번 형수경 학우를 인터뷰했다.


Q. 수영 선수 시절과  선수 생활에서 오는 강도 높은 압박감을 어떻게 견디셨는지 듣고 싶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승부욕이 강했습니다. 수영 대회에서 계속 1등만 하다가 처음으로 2등 했을 때는 밥도 안 먹고 2시간도 넘게 울었던 게 기억나네요. 그 이후로 365일 중 단 하루도 쉬지 않고 훈련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하루를 쉬면 그 단 하루 때문에 뒤처질 수도 있다는 불안함과 압박감에 쉴 수가 없었어요. 새벽 훈련이 없는 날에도 휴식을 취하지 않고 부모님과 훈련 가능한 수영장을 찾기 일쑤였습니다. 오랜 기간 선수 생활을 하며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다’라는 말을 들어왔지만 저는 단 한 번이라도 즐기는 마음으로 경기에 임한 적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1등을 해야 한다는 간절한 마음뿐이었어요. 아무리 피나는 노력을 해서 만족한 결과를 얻더라도 저보다 0.1초라도 빠른 경쟁자가 있다면 인정받을 수 없는 경기라고 생각해서 그랬던 것 같아요. 경기 전에 불안하거나 자신감이 없으면 그만큼 제가 노력하지 않았다고 생각했고 이런 생각이 들지 않도록 단 하루도 쉬지 않고 훈련하며 압박감을 견뎌내려고 노력했습니다.


Q. 자신에서 나아가 주변과 사회를 돌아보며 열심히 살 수 있는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부모님과 친구들. 그리고 주변에 있는 따뜻한 사람들이 원동력인 것 같아요. 운동선수 생활을 하며 배운 도전정신과 끈기가 지금의 제 가장 큰 강점인데요. 이 부분은 다 부모님 덕이 커요. 철없던 중학교 시절에 운동에만 집중하기도 버거운데 공부까지 해야 한다는 게 이해되지 않았던 순간도 있었어요. 부모님께서는 운동 욕심이 많았던 제게 일정 성적이 나오지 않으면 운동을 시키지 않을 거라며 많이 잡아 주셨던 것 같아요. 


친구들에게도 많은 도움을 받았어요. 모르는 문제를 물어봤을 때 차근차근 설명해 주며 운동도 하는데 공부까지 열심히 잘 하는 게 대단하다며 응원해 주는 따뜻한 친구들이 주변에 있었어요. 이런 친구들과 함께하며 그때부터 저도 타인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친구들처럼 적극적으로 함께 나누고 싶다고 생각한 것 같아요. 친구들 덕에 공부하는 게 싫지만은 않았고 더 열심히 하고 싶었어요. 부모님과 친구들 덕분에 고등학교 때 수석 입학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네요. 좋은 성적으로 입학하다 보니 1학년 때부터 운동이나 공부에 대한 욕심도 컸고 좋은 성적을 유지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어요. 대학에 와서도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하고 싶다는 마음을 늘 가졌었는데 저소득층 아이들 대상으로 첫 교육 봉사라는 실천을 통해 더 확고한 가치관으로 자리 잡게 된 것 같아요. 나아가 학생성공스토리 공모전 수상자들의 수기집 내용을 읽고 저 자신만을 위한 공부에서 더 나아가 주변과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사람이 돼야겠다고 다짐하기도 했어요.


Q. 운동뿐만 아니라 연구 활동 및 학문에도 관심이 많으신 것 같습니다. 참여했던 연구 내용이나 일화에 관해 소개해 주세요.


CJ그룹과 스포츠과학대학 교수님들께서 산학 협력을 맺어 ‘PGA TOUR’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학생대표로 참여했던 것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전공과목인 ‘스포츠 소비자 행동론’을 수강하며 이론적인 지식 외에도 현장에서 직접 경험해보고 싶었던 마음이 컸기에 교수님께 직접 메일을 드렸어요. 그러면서 골프장 갤러리들을 대상으로 진행했던 연구 관련 설문조사와 정리 작업을 돕는 활동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던 것 같네요.


Q. 저소득층 아이들을 대상으로 진행했던 필라테스 교육 프로그램과 관련된 일화


자격증 취득 후 일반 필라테스 센터가 아닌 저소득층 아이들을 대상으로 첫 수업을 했다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가 있었어요. 첫 수업을 진행했을 때가 가장 생각나요. 수업 시작 전 필라테스에 대한 인식이나 관심도를 어느 정도 파악하기 위해 설문 조사를 했는데 필라테스라는 운동 이름을 처음 들어본 아이들이 대다수였어요. 충격적이었죠. 주말 이후 다시 아이들을 만났는데 집에서 연습해왔다며 동작을 보여주는 아이들도 있었고 배운 동작을 부모님께 알려드리고 함께 운동했다는 아이도 있었어요. 잘 부탁한다며 매일매일 선생님이랑 운동하고 싶다고 말해준 아이도 있었고 키 커지는 스트레칭을 배우고 싶다며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 아이들도 있었던 것 같아요. 이런 아이들을 보며 고맙기도 하고 한편으론 이렇게 아이들이 웃으며 즐길 수 있는 운동이 금전적인 장벽으로 인해 꾸준히 배우는 데 어려움이 있다는 것에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어요.


Q. 필라테스를 잘 모르는 저 같은 사람들에게 필라테스는 단지 ‘수강료가 비싼 여성 운동’이라는 인식이 있는 것 같습니다. 필라테스의 진정한 매력은 무엇일까요?


생각과 감정을 품고 있지 않고 흘려보내 온전히 내 몸에 귀 기울일 수 있고 그 시간을 즐길 수 있는 것이 진정한 매력인 것 같아요. 저는 1등만 기억하고 인정받을 수 있는 경쟁적인 운동만을 해왔었고 국가대표로 발탁돼 세계대회를 준비하며 처음으로 필라테스를 접할 수 있었어요. 그러나 필라테스를 하는 동안 경기 관련 부담감이나 압박감이 느껴지지 않을 만큼 동작에 집중할 수 있었고 그 시간이 즐거웠어요. 선생님의 티칭과 이미지 큐잉에 따라 동작을 하며 온전히 내 몸에 귀 기울일 수 있었고 정신적, 신체적으로도 상쾌함과 맑아지는 느낌을 받았어요. 같은 동작이라도 소기구, 대기구를 활용하며 운동을 진행할 때 신체에 다르게 느껴지는 자극도 신선했고 동시에 자세 교정 효과도 있었기에 더 매력적으로 느껴졌던 것 같네요.


Q. ‘학생성공’이란 무엇일까요?


학생성공스토리 수기집에서 학생성공에 대해 ‘내가 습득한 지식, 나를 다스리기 위한 끝없는 공부가 세상을 다스릴 수 있는 지혜가 되어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데 이바지하는 노력과 과정’이라고 언급했어요. 공모전 이후에도 꾸준히 학생 성공에 대해 생각해 봤는데 제가 했던 말이 거창하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제 이야기는 성공 스토리라기보다는 하나의 도전 스토리라고 하는 게 더 어울리는 것 같아요. 저를 위한 공부가 사회에 이바지하고 선한 영향력을 주는 데 도움이 되는 공부여야만 성공인 것은 아니기 때문이에요. 정진하며 부딪혀보는 것, 넘어질까 봐 두려워하지 않고 일단 도전해보는 것, 깨지기도 하고 무너지기도 하지만 결국 다시 일어나 행동하는 모든 과정이 학생 성공인 것 같아요. 그러한 과정에서 타인이나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과 도움을 줄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 같고요.


Q. 지금 시점에서 ‘Future-self Design’이라는 활동을 되돌아볼 때 이 활동이 현재 모습에 미친 가장 중요한 영향은 어떤 거라고 생각하시나요?


* ‘Future-self Design 그룹코칭’은  교육개발센터에서 진행했던 프로그램으로 나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후회 없는 20대를 설계해보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를 돌아볼 수 있게 한 것, 그리고 이를 재정의 하기까지 내면의 나와 마주해 생각할 시간을 준 것이라고 생각해요. ‘Future-self Design’이라는 활동을 경험하지 않고 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에 대해 되돌아보지 않았다면 ‘성공’이 무슨 의미인지도 모른 채 ‘난 성공해야 돼’를 되새기며 성공을 쫓았을지도 몰라요. 당시 신청했을 때의 상황은 해야 하는 건 많은데 막상 무엇을 해야 할지 우선순위를 정하지 못하는 답답한 상태였어요. 이러한 고민을 접어두고 목표를 찾아 복잡한 마음을 정리하고자 신청했는데 고민이 많았던 복잡한 마음을 정리할 수 있었어요. 현재의 작은 계획이나 목표부터 장기적인 목표까지 설정하여 필요한 부분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Q. 앞으로의 계획이나 이루고 싶은 목표는 무엇인가요?


이루고 싶은 목표는 국제대학 스포츠연맹(FISU)에서 근무하는 것입니다. 스포츠의 가치와 활동 그리고 대학의 정신이 조화를 이루도록 도모하는 데 함께 하고 싶어요. 우리나라 체육계의 발전에 보탬이 되고자 하는 꿈이 있습니다.

단기적인 계획으로는 학생성공스토리 수기집에서 언급한 바도 있는데 성균공부방에서 필라테스 강좌를 개설하여 진행하는 거예요. 처음 국제 필라테스 지도자 자격증을 취득했던 목적이 주변 다양한 사람들과 금전적인 부담 없이 필라테스를 함께 즐기는 것이었던 만큼 적어도 한 달간은 금전적인 부담 없이 학우들과 함께 필라테스를 즐기고 싶어요. 적어도 한 번씩은 기구 필라테스까지 사용해 볼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구성할 계획이에요.


Q. 어떤 사람이 되고 싶으신가요?


선한 영향력을 주는 사람으로 성장하고 싶어요. 이게 가장 커요. 물론 스포츠인으로서의 목표도 있어요. 운동도, 공부도, 나아가 더 다양한 것을 하고 싶어 하는 친구들에게 길을 열어주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최소 제가 어릴 적부터 들어왔던 말인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으려다 둘 다 놓친다’는 사고방식을 바꿔 가는 과정에 일조하고 싶어요. 학업과 운동을 병행했을 때 오는 효과가 얼마나 좋은지 가장 잘 알기에 이러한 환경이 조성된 스포츠 사회를 만드는 데 일조하고 싶습니다.


Q. 대학 생활의 진정한 의미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단순히 취업을 위한 관문이 아니라 실패도 해보고 다시 일어나 도전도 하며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라고 생각해요. 당장 이루려는 꿈이나 직무가 분명하다면 대학은 빨리 지나치고 싶은 생각만 드는 곳이겠죠? 하지만 대학생의 안전지대인 대학에서의 경험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누구나 처음이기에 두렵고 헤맬 수 있는 대학 생활이지만 실패도 해보고 좌절도 해보고 다시 일어나 도전하며 성장하는 것,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경험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거든요. 대학은 준비할 수 있는 곳이면서 계속해서 실패할 수 있는 곳이니까요. 학교가 아닌 사회에서는 얼마나 엄격하게 나를 판단할지 생각해 본다면 학교가 더욱 든든하게 느껴질 것 같기도 하네요.


Q.  학우들에게 한마디


▶ 누구에게나 지금까지 꿈꾸던 목표를 이룰 수 없음을 깨닫게 되는 순간이 다가올 수 있고 어쩌면 처음부터 뚜렷한 목표가 없을 수도 있어요. 그러한 순간에 좌절하거나 실망하기도 하며 끝없는 우울함에 빠지기도 하는 것 같아요. 그렇지만 우리의 인생에 늘 뚜렷한 목적이 있어야 할까요? 잘 모르겠어요. 뚜렷한 목적이 없더라도 천천히 나만의 속도로 걸어보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해요. 혼자이든 소중한 사람과 함께이든 간에 천천히 거니는 그 시간 자체로도 충분히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주위 사람을 챙길 여유 하나 없이 앞만 보고 달려가기도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거예요. 과거의 제가 그랬거든요 (웃음). 


물론 전력 질주하여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중요할 수도 있어요. 그러나 뚜렷한 목적 없이 걸어가는 그 시간도 분명 우리에게 필요한 것 같아요. 인생은 매번 누가 먼저 남들보다 결승점에 일찍 도착하냐를 겨루는 시합이 아니니까요. 가끔은 온전히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가지며 자신의 마음에 귀를 기울였으면 좋겠어요. 어디로 어떤 속도로 나아가든 그 모든 과정을 사랑했으면 좋겠어요. 누구보다 씩씩하게 당신만의 인생을 살아가길 바라요. 자신이 꾸고 있는 꿈을 응원하며 매일 그 꿈을 이뤄가는 행복을 만끽하길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형수경 학우에게 지금까지의 삶을 한 단어로 요약해달라고 했을 때 돌아온 답변으로 이 기사를 마무리하려 한다.


“Just Do 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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