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udent Success Story

순간을 잡아, 내 생각을 현실로 만드는 법

이찬주(경제학과 17)

나에게 납득이 될 수 있는 이유를 찾으려 - “내 목소리를 내는 삶”


고등학교 시절 교내 학보사에서 2년 동안 활동했다. 어느 고교에나 있는 ‘신문반’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우리는 발간되는 회차 마다 모든 기자가 한 편의 사설을 작성해야 했다. 나도 자연스럽게 내 이름으로 사설 한 편씩을 작성해서 올렸다. ‘학교에서 풀뿌리 민주주의를 펼치자’ 등 내 목소리를 가득 담은 글들을 교지에 실었다. 이를 통해 내 목소리를 내는 삶에 크게 끌렸던 것 같다. 내 이름으로 글을 쓰는 과정에서 나 자신의 역할과 사회에서의 나의 역할을 계속해서 고민했다.


사회과학계열로 입학할 당시 주위에서 가장 뜨거운 화두는 ‘전공 진입’이었다. 밥을 먹을 때도, 밤새 학우들과 이야기를 나눌 때도 한 번 쯤 훑고 지나갔던 주제였다. 1학기 학점이 확정되고, 2학기 말로 치달아 갈수록 전공 진입에 관한 고민은 각자마다 더욱 깊어갔다. 일찌감치 어떤 전공으로 진입할지 정한 학우들의 근거는 ‘취직이 잘 되는 학과’ 내지는 ‘자신의 학점에 맞춰서 가는 학과’가 대부분이었다. 나는 전공 진입에 있어 한 치 앞의 ‘나무’를 바라보기보다는, 나 자신에게 충분히 납득 갈 수 있는 ‘숲’을 내다보는 근거를 세우고 싶었다. 전공 진입은 대학 4년을 넘어 내 삶의 경로를 어느 정도 결정할 선택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내 자신이 어떤 삶의 목표와 지향을 꿈꾸는지 투철한 고민이 필요했다. 그래야만 내 자신에게 충분히 납득이 될 수 있어서다.


내가 가진 것을 나누려고 떠난 곳에서 도리어 내가 배워온 것


내가 가진 것을 공동체에 나누고자 2019년 여름방학에 충남 태안에 갔다. 한국서부발전, 한국대학사회봉사협의회, 충청남도 태안교육지원청에서는 한국서부발전 본사와 화력 발전소가 소재하고 있는 태안의 학생들에게 약 3주간 현지에서 머물면서 배움을 나누고자 하는 대학생을 매 방학 선발하고 있다. ‘서부 위피스쿨’ 멘토링이다. 가진 것은 별로 없지만, 지금까지 배워 온 지식과 이를 공동체에 나누려는 뜨거운 마음이 있는 나에게 안성맞춤이었다.


태안에서 여름방학 동안 태안초등학교 5학년 4반 선생님으로 활동했다. 멘토링 초반에는 초등학생을 가르쳐 본 경험도 없을뿐더러 그들에 대한 이해도 부족해서 ‘과연 이 학생들에게 큰 도움을 줄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지배했다. 그럼에도 더 학생들을 이해하고 다가가려 노력하니, 학생들도 마음을 주기 시작했다.


멘토링 동안 학생들이 내가 꿈꾸는 삶의 모습인 ‘목소리를 내는 삶’을 느껴보게 하고 싶었다. 이에 ‘모의 지방의회’ 방식을 채용하여 ‘태안의 지속가능한 발전 목표 세우기’ 수업을 기획했다. 고장을 사랑하는 학생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내어 문제점을 찾고, 그 해결책을 조례의 형태로 만들어 내는 것을 도왔다. 그 과정에서 학생들은 싸우기도 했지만, 그럴수록 자신의 고장에 대한 애정은 더욱 커졌다. 또한 자신이 생각한 문제점을 법제적 방법을 통해 해결책으로 만드는 과정에서 정치적 효능감을 체험하기도 했다.


학생들이 자신의 주변을 돌아보게 하고,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도록 도우면서 학생들에게 나눌 수 있음에 뿌듯함을 느꼈다. 평범한 대학생이었는데 학생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선생님’으로 설 수 있었던 경험은 자극이었다. “선생님처럼 크고 싶어요.”라는 학생의 지나가는 한 마디에 큰 감동을 받았다. 배움을 나누러 간 멘토링에서 오히려 배우고 온 것이다.


내 앞의 ‘나무’를 소중히 가꾸면서, 울창한 ‘숲’을 만들려고


처음에 ‘학생성공’이라는 단어를 맞닥뜨렸을 때는 학생성공이란 이미 성공을 이룬 사람들이 ‘자서전’처럼 자신의 무용담을 늘여놓거나, 코피를 흘려가면서 정진했던 학생에게만 허락되는 것으로만 생각했다. 하지만 5년 정도의 학교생활을 통해 비로소 느낀 것은 학생성공은 누구나 이룰 수 있다는 것이다. 학생성공을 이룰 수 있는 순간은 내가 느껴왔던 것처럼 예상치 못하게 찾아온다. 내가 느꼈던 막연한 전공 진입에 대한 고민, 전공 공부를 하며 느낀 허무함, 함께 공모전에 나가자고 제의를 한 학우들 등의 순간처럼, 사람들 앞에 다양한 순간들이 나타날 것이다. 이때 내 앞에 놓여 있는 ‘나무’를 가꾸는 마음으로 그 순간들을 돌보기를 바란다.


누구에게나 대학생으로서 처음 맞이하는 자유 위에서, 많은 도전을 하고 결정을 내리는 것은 두렵고 혼란스러운 일이다. 고민으로 밤을 지새울 수도 있고, 무기력함에 빠질 수도 있다. 다만 계속해서 괴로워하며 침전하기보다는, 이를 응전의 기회로 삼았으면 좋겠다. 결정의 과정에서 내가 무엇을 잘할 수 있는지, 무엇에 관심이 있는지 그리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계속해서 물음을 던지는 것이다. 그러면서 깨달음을 얻고, 자신이 발전해 나가는 원동력으로 삼기를 권한다. 그렇게 자신 앞에 놓인 ‘나무’를 소중히 가꾸기를 바란다. 자신 앞에 놓인 나무를 놓치지 않고 가꾸어 나가면서 배움과 깨달음의 과정이 이어진다면, 어느새 울창한 ‘숲’이 만들어져 있을 것이다.


내가 생각하는 ‘학생성공’이란?


‘학생성공’은 ‘순간을 놓치지 말고, 그 순간에 집중하는 것’. 이를 이루기 위해, 앞서 말한 누구에게나 대학 생활에서 우연히 다가오는 선택의 기로와 고민의 순간들을 쉽게 놓치지 말기를 바란다. 아무리 사소해 보이는 도전의 기회라도 대학 생활을 넘어 삶을 바꿀 수 있는 순간이 될 수 있다. 내가 도저히 오르지 못할 것 같은 도전도 호기롭게 이뤄내면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자신의 순간에 집중하기를 바란다. 나 또한 방황하고 헤매던 대학 새내기에서 벗어나, ‘내 생각을 현실로 만드는 법’을 이뤄내고자 하는 소중한 목표를 가진 학생으로 성장했다. 그 바탕에는 나에게 다가온 모든 순간을 소중히 잡았던 것에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누구나 학생성공의 결실을 맺을 수 있다고 믿는다. 이 글을 통해 마주하는 나와 학우들 모두가 학생성공을 이룰 수 있다면,  ‘내 생각을 현실로 만드는 법’은 나뿐만이 아니라 학생성공을 이루고싶은 많은 ‘후행자(後行者)’ 들을 통해서도 우리 사회에 이룰 수 있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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